평소 수트를 입고 근무하는 직종이라 포멀한 옥스포드화 계열만 가지고 있었고, 주말에는 거의 운동화만 신었습니다. 그런데 주말에도 비즈니스캐주얼이나 세퍼레이트 룩 정도로 갖춰입을 일이 종종 있다 보니, 포멀과 캐주얼의 중간 정도에 걸쳐 있는 구두를 추가하고 싶었습니다. 평소 신어보지 않았던 스웨이드 재질에 U팁 내지 Y팁(스플릿토) 더비 형태로, 범용성 높은 다크브라운 색상으로 범위를 설정하였습니다.
너무 고가의 브랜드는 제외하고, 그나마 접근성이 괜찮은 영국/스페인/프랑스 구두들을 두루 살펴보았는데, 너무 캐주얼하거나 너무 드레시하지 않은 라스트를 가지고 있으면서 색상도 스너프같이 밝지 않은 제품이 은근히 많지는 않았습니다. 여기저기 검색을 하다 보니 제가 찾는 조건에는 얀코 바르셀로나를 추천하는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비슷비슷한 스플릿토 제품들 중에서도 뱀프의 길이나 U팁 부분의 솟아오른 정도, 스티치 보양 등에 따라 느낌이 천차만별인데, 바르셀로나는 상당히 유니크한 모양을 가지고 있었고, 앞코 부분도 살짝 솟아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디자인이라고 생각되는데, 공홈의 사진으로는 정확한 감이 오지 않아서(사이즈도 마찬가지), 신세계 강남점 매장(수입사가 같아서 로크 매장과 함께 있습니다)에 방문하여 직접 살펴보니,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더 예쁘고 색상도 좀 더 진한 브라운이라, 딱 제가 찾던 느낌이었습니다.
문제는 사이즈였는데, 제가 발 길이로는 국내 구두(소다, 탠디 등) 265 정도를 신으므로 UK7.5 사이즈가 맞을 것이나, 발볼과 발등이 어느 정도 있어서 영국 구두(로크 알드위치, 크로켓앤존스 벨그레이브)는 UK8사이즈를 신고, 버윅 9628 로퍼는 UK7.5 사이즈를 신어서 새로운 브랜드의 경우 항상 사이즈가 애매합니다. 바르셀로나의 경우, 매장 매니저님은 발볼이 G핏으로 나와 여유가 있다면서 7.5사이즈를 추천해 주셨는데, 마침 스웨이드 제품은 8사이즈만 있고, 7.5는 가죽 제품만 있었습니다. 여하튼 둘 다 신어보니, 8사이즈는 확실히 컸고(스웨이드라 조금 늘어날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러합니다), 7.5가 적절했습니다.
그래서, 해당 매장에서 SSG.com을 통해 판매하는 스웨이드 7.5사이즈 제품을 온라인 주문하였고(쿠폰 할인이 적용되어 백화점 가격보다 12%정도 할인받았고, 추가 카드할인이 적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종종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현장에서 온라인 결제 후 직접 수령하도록 안내해 주기도 합니다), 백화점 택배는 좀 특별했던 것인지 일요일에 발송이 되어 월요일에 바로 수령할 수 있었습니다.
착용해 보니 처음부터 발이 상당히 편하고, 디자인도 만족스럽습니다. 주말 결혼식 등 수트에 좀 드레스 다운을 하고 싶을 때에 옥스포드 셔츠와 함께 신기도 하고, 청바지나 치노 팬츠와의 상성도 괜찮은 듯합니다. 다만 아래 사진들은 택배가 도착하자마자 입고 있던 청바지에 신어 본 것인데, 테일러드 진 계열이어야 좀 더 어울릴 듯하고, 캐주얼 청바지에는 역시나 파라부트나 알든 쪽이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종합적으로, 가격 대비 디자인, 용도, 퀄리티 면에서 상당히 만족스러운 제품입니다.